혼자 있는 걸 좋아했던 나는 고등학교 졸업 전부터 자취하게 해달라고 거의 매일매일 말했지만 실패했고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3-4인실 신청하려는 부모님 겨우 말리고 2인실 기숙사 신청하고 살게 됐음.

입실날에 내가 먼저 들어오고 걔가 나중에 들어왔는데 첫인상은 좋았음. 내 식은 아니었지만 안경 쓴 훈귀느낌? 나중에 보니까 안경 쓴 게 벗은 것보다 잘 어울렸음.. 안경 소화하는 사람 거의 처음 봄

나는 좀 낯가리고 친해지는 데 오래 걸리는 타입이라 막 쭈뼛쭈뼛거렸는데 얘는 나랑 정반대인지 되게 편해보였음.. 거의 걔 주도하에 서로 소개같은 거 하고 초반엔 대화도 걔가 다 이끌어갔다고 봐도 무방함 ㅋㅋㅋㅋㅋㅋㅋㅋ 걔 이름을 재현이라고 할게

난 이미 짐 정리 다 했고 재현이도 거의 막바지가 보일 때쯤 나한테 "너 씻을 거야?" 물어보길래 자기 전에 세수만 한다고 했지. 그러니까 자기는 아침부터 짐 옮기느라 땀을 흘려서 찝찝해서 샤워를 해야겠다고 그러길래 그러라 했음.

그리고 좀 지나서 짐 정리 다 하고 이것저것 챙겨서 화장실로 가다 다시 돌아오더니 "아 혹시.." 이러면서 뭔가 뜸들이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방에서 팬티만 입고 있어도 되녜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아 상관없다고 그러니까 집에선 벗고 있고 싶어도 누나랑 여동생이 옷 입고 있으라고 지랄지랄해서 여기 와서는 꼭 팬티만 입고 있겠다 하고 다짐하고 왔다길래 속으로 존나 귀엽다....... 하고 네 마음대로 하라고 했지 ㅎ 그러니까 고마워!! 이러더니 다시 화장실로 감

좀 있다 씻고 나오니까 진짜 팬티 한 장 걸치고 나왔고 막 근육근육! 이런 몸은 아니었지만 슬림탄탄한 느낌이었어. 어깨도 평균-넓음 사이? 그래서 헬스 다니냐고 물어보니까 수능 끝나고부터 다녔대 ㅋㅋㅋㅋㅋ 막 자기 몸 좋아보이냐고, 한 번 만져볼래? 이러고..

아까부터 계속 재현이만 말을 하는 거 같아서 나도 한 마디씩 하긴 하는데 한 마디 하면 열 마디로 돌아오는 투머치토커였음.. 친해지고 나서는 제발 입 좀 닥치라고 하지만 친해지기 전에는 어색한 것보다는 한 명이라도 말을 하는 게 낫지 않나 싶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음 ㅎ

일화 더 있는데 조금씩 풀어볼게! 너무 졸리다 자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