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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타중대 병사한테 설레면서 살았던 썰

규모가 큰 부대가 아니였기 때문에 한 층에 중대가 두 중대가 있었음 그래서 당직병을 서면 같은 층에 있는 두 중대를 둘다 관리했었어 당직병은 일단 그래도 조금 짬이 차야지 서는거였기에 당시 일병말이었던 나는 근무를 서본지 얼마 안됐었어

 

당직병을 서면 이런저런 잡다한 근무가 많은데 당시 나는 잘몰랐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날 당직병이 준 인수인계 사항을 세절해버렸었음ㅠㅠ 사관도 무서운 사람이였어서 말했다간 혼날것같아서 창피함 무릅쓰고 전날 당직병이었던 옆중대 병사를 찾아갔어

 

그때가 주말이었어서 다들 생활관에 누워서 폰만 보고있었고 그 적막함 속에서 "혹시 ㅇㅇㅇ님 계세요..?" 하니까 문 바로앞 침대에서 부스스하게 그 사람이 일어났어

"죄송한데.. 제가 인수인계 사항을 세절해버려서.. 기억나시면 알려주실수있으세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하니까 행정반으로 가더니 종이에 네임펜으로 쓱쓱 써주더라고

 

"어 그냥 말로 해줘도 되는데.."

"아뇨 그냥 써드릴게요"

하면서 에이포 용지에 글로 써주는데 글씨가 정갈하고 예뻤음 ㄹㅇ

 

"와 글씨 진짜 이쁘네요.."

하고 감탄하니까 ㅍㅎㅎㅎ웃으면서 유일하게 자부심있는 부분이라고 그래서 써준거라하면서 종이 주더라고

 

"근무 잘서요 수고하세요"

그 사람은 다시 폰보면서 자기 생활관으로 쏙 들어갔음 그게 그 사람을 처음본거임 규모가 작아서 옆중대랑 상당히 가깝고 같이 뭘 할때도 많았지만 난 딱히 옆중대 사람들한테 관심이 거의 없었거든

 

그렇게 밤이 되고 저녁점호가 끝나고 취침시간이 되고 연등신청자들이 행정반으로 모였었음 그중에 그 사람도 있었엉 그렇게 연등하는 사람들 다 내려가고 그 사람은 확인끝난뒤에 화장실간다고 제일 늦게 나왔어

 

그래서 아까 낮에 나 도와준거 고마워서

"아까 감사했습니다 ㅎㅎ"

"아녜용 수고하세용" 하고 내려갔음

 

연등 끝나고 올라올때도 같은 중대애들도 아무말도 안하고 슝 지나가는데 그 사람만 "고생하세요!!"하고 말해줘서 "네 잘자요ㅎㅎ"하고 말하니까 그분도 빵긋 웃고 생활관으로 들어갔어

 

그렇게 그 사람이랑 다시 접촉할 일이 없이 몇주가 지나갔는데 주말 근무표를 보니까 내 근무 바로 전근무가 또 그사람이더라고 그래서 그사람 근무설때 나 도와줬던 것도 있고해서 PX에서 음료수랑 젤리 사갖고 올라왔음 원래 근무서는 간부들이나 한테 음료수같은거 하나씩 갖다두는 성격이라서 ㅎㅎ 타중대 병사한테 사주는건 첨이었지 그래도 

 

올라오니까 사관이랑 병사 둘다 없길래 그냥 포스트잇에다가 '저번에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드시면서 근무서세요.' 하고 적어놓고 탁자에 올려두고 왔음

 

동기가 그거보고 뭔 씹오지랖이냐고 역겹다고 하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도 좀 오바했나.. 싶은겨 그런데 나중에 밤에 그사람이랑 복도에서 마주쳤는데 "고마워요 잘먹엇어여!!"하고 말해줘서 기분좋았음 ㅎㅎ

 

그리고 내일 근무교대하러가서

"또 제가 다음 근무네요 ㅎㅎ" 

"그러게용 근무 잘서여ㅋㅋㅋ"

하고 완장 벗어주고 나한테 인수인계 사항 쓴 종이 주고 고생해요하면서 가씀 나중에 보니까 인수인계 사항 적어준 종이 밑에 '이번에는 세절하지마요!!!! 근무 화이팅!^^' 하고 손으로 최고 하는 그림 그려놨더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씀 그 사람이랑 친해지고 싶었지만 아무리 규모가 작은 부대라지만 그래도 엄연히 타중대고.. 접촉할일이 거의 없었어 이렇게 근무때 말고는.. 그래도 서로 근무일때마다 지나갈때마다 근무 잘서라고 말하는 정도의 사이는 됐었어

 

그러다 내가 근무서던날에 그날 TV연등이 있었어 다른데는 TV연등을 언제까지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는 12시까지였어 근데 뭐 말만 12시지 창문 가려두고 새벽까지 보는일 허다했어

 

한 새벽 1시쯤이었나 그냥 인원체크하러 생활관 곳곳이 다니면서 아직까지 안자고 tv보고 있는 곳에서 tv 슬쩍슬쩍 보고나오고 그랬음

 

 그러다 그 사람 생활관 들어갔는데 다른 사람은 다 자고 그 사람은 TV옆 침대에서 혼자 영화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곯아떨어져있었음 뭔 영화였는지 이름은 기억안나는데 여자랑 남자나오고 좀 옛날 영화같았음

 

"혼자만 깨있으시네요ㅋㅋ 재밌어요?"

"네 잼써요 애들은 재미없다고 다자네요.."

"뭔 영화에요?"

"ㅇㅇ라는 영환데 (제목기억안남ㅡㅡ) 음악영화에요 같이볼래용?"

 

갑자기 같이보자고하니까 좀 당황했긴 한데 어차피 사관도 잠든지 오래고.. 그럴까요 하고 서서 보고있었어 내가 중간에 어정쩡하게 서서보고 잇으니까

 

"앉아서 바여!!"

하면서 누워있다가 앉으면서 자기 옆에 툭툭 치는거야 그래서 앉았음 앉으니까 영화고 뭐고 좋아하는 마음 있었던 사람이랑 가까이 앉으니까 떨리더라고

 

그렇게 한 15분정도 봤나 그래도 오래 자리비우면 안대니까 너무 오래자리비운거 같다고하고 일어나씀 아 잠시만여 하면서 자기 관물대에서 딸기몽쉘 꺼내주면서

"이거 먹어여 근무 잘서여" 이러면서 손 흔들어주더라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고.. 평일이었고 그 사람이 근무였었어 다른 연등이 따로 있었던건 아니지만 그날 생활관에 애들이랑 밤늦게까지 떠든다고 꽤 늦게까지 안자다가 애들 다 졸리다고 자고 나는 혼자 아직 잠에는 안든채로 눈감고 누워있었어 근데 그 사람이 인원체크 한다고 살금살금 들어오더라

 

랜턴도 우리들 깰까봐 손바닥으로 빛나오는 부분 막으면서 되게 귀엽게 생활관 살피길래 내가 "저기요"하고 불렀어

 

그사람 흠칫 놀라면서

"오ㅐ 왜여???" 하고 속닥속닥 말함 근데 막상 불렀는데 할말은 없었어가지고

"어.. 그냥 불러봤어요 근무 잘서요" 했어

그니까 킥킥 웃으면서 "놀랐잖아여 ㅋㅋ 어디 아픈줄알거" 하다가 "아 근무 힘들다" 하길래 쉬다가라고 해씀 "아녜여 사관 깨있음! 잘자여!!"하고 소근소근 말해주고 나갔음

 

그렇게 서로 근무일때마다 근무 잘서라고 말해주고 지나갈때마다 그냥 작은 음료수 서로 사주는 사이로 지내다가 그사람 전역한다는 소릴 들었어 갑자기 막 눈앞 아려지는느낌..? 뭔지앎? 그러더라

 

토요일에 전역하던데 그날 그 중대 복도에서 막 배웅해주구 잘있어 잘지내 다음에 한번보자 하면서 전역모쓰면서 나오는 그 사람이 배웅받고 있는데 나는 우리 중대 복도에서 괜히 정수기에서 물뜨는 척하면서 그 사람 보고있어씀

 

그리고 그 중대 사람들이 그 사람 위병소까지 데려다준다고 그 사람이랑 같이 짐들고 나오다가 그 사람이랑 나랑 눈이 마주쳤어 그러니까 그 사람이 자기 옆에 있던 중대원들한테 나 잠시만!! 하고 나한테 달려왔어씀

 

그래서 나 당황해서

"전역하나보네요 부럽다ㅋㅋ" 하니까

"드디어 저도 전역이란걸 하네여" 하면서 막 웃다가

"다른 중대인데도 좋게 대해줘서 고마워써여"하고 손내미는거야 그래서 나도 손내밀고 악수했어

 

악수하니까 "어디 살아여?" 하고 물어보는거야 

"저 남양주 살아요" 하니까 "남양주.. 남양주가 어디지?? 저는 부산살아여 ㅎㅎㅎ" 하고 웃다가 뒤에서 야 뭐해!!! 하고 그 사람 중대원들이 소리지르니까

 

"우리 같은 중대였으면 좋았을텐데.. 암튼 진짜 고마워써여 기억할게여!!"하고 다다다 뛰어갔음 그사람은.. 그렇게 그사람 전역하고 나는 5개월뒤에 전역했음

 

아직도 그 사람 이름이랑 얼굴이 기억남 ㅋ 진짜 좋아했었는데 언제 한번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무리 좀 이상하네 안녕 그리고 그 사람 말투가 진짜 용, 여!! 이랬었어 그래서 더 귀여웠었음 ㅎㅎ 잘지냈으면 좋겠다

댓글
15
  • 2021.06.08

    아 ㅆㅂ 설렘;

  • 작성자
    → 54650925
    2021.06.08

    그사람 있어서 군생활 그나마 조았따,,

  • 2021.06.08
    본인이 삭제한 댓글이에요
  • 작성자
    → 19591310
    2021.06.08

  • 2021.06.08

    번교라도 하지 ㅠ

  • 작성자
    → 81225317
    2021.06.08
    ㅋㅋㅋ 번교까지 할정도의 사이는.. 아니었어 너 군대갔다와봤으면 알겠지만 번호교환 같은 중대원들이랑도 안해 ㅋㅋㅋㅋ
  • → 53206657
    2021.06.08

    왜? 맘만 먹으면 하지

  • 작성자
    → 81225317
    2021.06.08

    글킨 하겠지만.. 내가 말할 용기는 없었음 ㅎ... 쫄보라서

  • 2021.06.08
    본인이 삭제한 댓글이에요
  • 2021.06.08

    뭔가 이렇게 헤어져서 더 아련한거 같아.....

  • 작성자
    → 77557140
    2021.06.08

    맞앙.....요즘도 가끔 생각나넹

  • 2021.06.08

    설레...ㅠㅠ 아마 그분은 다 까먹고 여친분이랑 권태로운 나날 보내고 계시겠지

  • 작성자
    → 19471085
    2021.06.08

    ㅋㅋㅋㅋ 그렇게 살고있으면 차라리 좋겠다ㅇ

  • 2021.06.09

    와 존나 설레...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

  • 2021.06.10

    근데 개씹오지랖이긴한듯 뭐 결과적으로 태클거는사람은 없었지만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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