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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선임썰

안녕 이번에 올라온 예비군 선배님 군대 선임썰 보고 나도 생각나서 적어봐

나는 작년에 전역해서 올해 예비군 처음 해보는 짬찌라 나름 따끈따끈한 추억이야

아 그리고 나도 바이야. 감안하고 읽어줘ㅎㅎ

 

우선 나는 학교 다닐 때부터 주변에 항상 날 끼고 다니던 친구들이 있었어

무릎에 앉혀서 둥가둥가 하던지 뽀뽀 하는 친구도 있었고 볼이 말랑말랑한 편이라 친구들이 많이 쪼물딱 거렸는데 이게 소문이 나더니 안친한 애도 볼 꼬집고 가더라고ㅋㅋ

뭐 그러다 결국 친구한테 빨리기도 했고ㅎ 이 날 내가 바이라는 걸 알았던 것 같아

아무튼 이상하게 남자한테 더 먹히는 편이라서 친구들한테 나 군대 간다고 하니깐 지금처럼만 하면 잘 다녀오기는 할텐데 군대 가서 따먹히지 말라더라,, 

 

그래서인지 군생활도 되게 편하게 했어. 다들 귀여워해줬기도 하고 나도 그만큼 악착같이 노력했거든

근데 사실 같이 온 동기들 덕분에 더 빛을 본 편이기도 해ㅋㅋ 

같이 온 알동기가 2명이었는데 한 명은 검머외로 미국에서 마약 몇 번 해봤다더니 진짜로 맛탱이가 간 형이였고

나머지 한 명은 욕망의 항아리 같이 생긴 형이었는데 그냥 폐급의 정석이었어

그러다보니 그 사이에 껴있는 내가 상대적으로 S급 신병으로 여겨지면서 자연스럽게 선임들한테 많이 이쁨 받았던 것 같아ㅎㅎ 

 

중대장이 선임들 신병 생활관 출입 금지시킬 정도로 수시로 찾아와서 노가리 까다 가고

전입 왔을 때 휴가 나가서 못본 선임들도 복귀하고 와서 너가 걔냐고 인사할 정도로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거든

근데 유일하게 나 포함 신병들한테 말을 안거는 선임이 하나 있었어

내가 전입 오기 직전에 맞후임한테 억울하게 마음의 편지 찔리고 보직 변경 당해서 다시는 신병한테 관심 안준다고 했다더라고

그리고 하필 같이 보직변경된 그 맞후임이 내 맞선임이 됐고

 

아무튼 그 선임 빼고 모두가 나를 이뻐해주던 이등병 생활을  하다가 같은 생활관 쓰던 선임, 동기들이랑 나가기로 했던 첫 외박을 아파서 나가지 못하게 됐어

외박 전날 열이 갑자기 올라 외박도 못나가고 주말동안 아무도 없는 생활관에서 혼자 끙끙 앓고 있었어

그래도 선임들이 죽도 사다주고 수시로 들여다봐줬는데 갑자기 아까 말한 신병한테 관심 없다던 선임이 들어오더라

몸은 괜찮냐, 힘든 점은 없냐 등 평범한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자기는 원래 이제부터 신병들한테 관심 안주려 했는데 나는 이상하게 신경 쓰인대

그 당시에는 약간 당황스러우니깐 그냥 아 그렇습니까 하고 말았거든

 

근데 그 날 이후로부터 볼을 쪼물딱 거리거나 손을 잡던지, 엉덩이를 만지던지, 집합 있으면 꼭 자기 앞에 세워두고 안고 있던지

자기 생활관에서 같이 자자고 꼬시던지 다른 선임들이 애 좀 그만 괴롭히라 할 정도로 관심을 주더라고

그 때 당시에는 나도 여자친구가 있었고 너무 집착 수준으로 나를 찾으니깐 좀 거리를 뒀었어

근데 막상 그렇게 나를 챙겨주던 선임이 꽤 오래 휴가를 나가니깐 오히려 내가 더 안절부절하게 되더라ㅋㅋ

그래서 선임 휴가 복귀하고 나도 여자친구랑 헤어진 김에 에라 모르겠다 생각하고 가깝게 지냈던 것 같아

 

내가 짬찌 때는 아무래도 내 입장이 많이 난처해지다 보니 선임도 자기 주변에 끼고 다니는 정도였는데

내가 어느 정도 짬이 차니깐 점점 행동이 대담해지더라

아침에 일어나면 잘 잤냐고 안아주고, 출근할 때면 같이 담배 하나 피고 잘 다녀오라고 안아주고

샤워는 꼭 같이 하러 가야하고 자기 전에는 잘 자라고 안아주고. 사람들 없다 싶으면 나 끌어 안고 귀나 목도 많이 깨물었어

누가 봐도 얘네 둘이 사귄다 싶을 정도라 간부들이나 타중대에서도 물어볼 정도였어

가끔 둘이 사귀냐고 물어볼 때마다 선임은 나랑 결혼할거다라고 대답했다가 우리 분대장한테 뚜드려 맞기도 하고

주말에 내 침대서 한 침낭 덮고 자다 행보관한테 걸려서 성군기 위반으로 영창 다녀올뻔 하기도 하고ㅋㅋㅋㅋ 

 

같은 생활관 쓰기 시작한 후에는 나도 수위가 덩달아 높아졌어

선임 허벅지나 가슴 쪽에 머리 두고 누워서 옷 안에 손 넣고 배랑 배렛나루 만지면서 휴대폰 보거나 티비 보고

일부로 선임 소중이에도 머리 두고 누워있어보기도 했는데 별 반응은 없더라

대신 선임이랑 나는 잘 때 잠들기 직전까지 한 침대에서 백허그 자세로 누워서 이야기 하다 잠들었는데

그 때는 가끔씩 커진게 느껴지긴 했지만 나도 커진게 걸릴까봐 엄청 고생했어ㅠㅠ 

 

이때가 가장 설레고 달달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나도 점점 진심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우리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괜히 잘못 끄냈다가 어색해질까봐 참고 지금을 즐겼거든

사실 아직도 만약 그 때 내가 물어봤다면 어땠을까 싶지만 참길 잘한 것 같아

 

선임이 군대에서 재수를 준비했는데 수능이 다가올 수록 공부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예전만큼 같이 있을 수는 없더라고

그래도 수능만 끝나면 지금보다도 더 시간이 많아지니깐 더 재밌겠지라고 생각하고

무슨 공시생 남자친구 뒷바라지 하는 기분으로 잘되길 바랬는데 아주 시원하게 말아 먹고 왔더라ㅎㅎ

당연히 선임은 우울해했고 전역이 가까워지면서 병장이라면 누구나 하는 전역 후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더라고

 

이때부터 조금씩 현실로 돌아온 것 같아. 예전과 같이 서로만을 바라봤지만, 뭔가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이 느껴졌어

그래서 선임이랑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둘이서만 외박을 나가도 봤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외박 나가거나 휴가 맞춰 나가 서울에서 술 먹고 모텔에서 잔 적도 있지만 둘이서만 나간 적은 없었거든

 

만약 선임도 진심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있겠지라는 작은 기대감을 품고 나갔지만,,

하필 외박 전날 단발령이 떨어져서 병장이었던 선임 머리가 빡빡 밀리는 바람에 기분도 별로였고

날씨도 너무 안좋아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방에서 서로 말 없이 안고 있기만 하다 복귀했어..ㅎㅎ

둘 다 머리 속으로 생각은 가득하지만 혹시나 아닐까봐 불안했던거겠지?

 

그렇게 마지막 외박을 다녀오고 나서도 예전처럼 잘 지냈어

아니 오히려 이제 정말 전역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더 애뜻했지 

하지만 결국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이 선임은 나보다 몇개월 먼저 전역을 했고

전역 하고도 나 전역 하면 데리러 가겠다, 해외 여행 가자 하더니 코로나 때문에 지금까지 얼굴 한 번 못보고 그냥 가끔씩 연락하는 친구 사이로 남았네

비록 예비군 선배님처럼 더 발전하진 못했지만

그 선임 덕분에 남들 다 힘들다는 군생활을 이등병부터 병장까지 따듯하게 보낸걸로 만족하려고ㅎㅎ

물론 아직도 그 때 왜 그랬는지 궁금하긴 하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혹시 나중에 시간 나면 고등학교 때 친구한테 빨렸던 이야기도 써볼게ㅎ

댓글
8
  • 2021.01.20

    나도 이런 군생활 하고싶다..ㅜㅜㅜㅜ

  • 2021.01.20

    아직 진행형이네? 선 안넘는거 대단하다

  • 작성자
    → 27531480
    2021.01.20

    끝났지 뭐ㅎㅎ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질 수 밖에 없나봐ㅠ

  • 2021.01.20

    머야 끝까지 갔어야지 !!!₩

  • 2021.01.20

    글 잘쓰네

    사연땜에 후임한테 정 안주던 유일한 선임이었던 것도 문학적으로 탁월하다 야

  • 작성자
    → 39993595
    2021.01.20

    그 때의 기억과 감정을 최대한 담아 보려고 노력했는데 좋게 봐줘서 고마워ㅋㅋㅋ

  • 2021.01.20

    ㅠㅠ 가슴 저릿한 이야기다

  •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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