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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군대썰 생각나서 써봄

딱 내 아들군번이었음

 

나이도 어렸고 여자친구도 있는애였음

 

얼굴은 하트스토퍼 닉닮았는데 거기에 호빵맨 한스푼? 솔직히 내가 좋아하는 외모도 아니었고 생활관도 다르고 나는 상병 달고 군생활 좀 편하게 하고싶어서

 

후임 관리같은것도 그냥 멀찌감치 뒤에서 방관하는 스탈이었어가지고 별로 관심이 없었음

 

그러다가 불침번을 같이 서게 됐는데 그때 짬낮은애가 근무자들 깨우고 사수는 그냥 앉아서 쉬거나 몰래 숨어서 자는 부조리가 있었거든

 

역시나 그날도 존나 졸려서 얘한테 짬처리하고 나는 앉아서 좀 졸고 있었는데 이새끼가 겁대가리도 없이 나를 깨우더니 근무자가 지보다 선임인데 무섭다고 같이 가달라는거야

 

경상도 애였는데 막 상남자같은 그런 말투도 아니었고 좀 애교섞인 사투리? 존나 능글맞게 OO상병님보다 후임인데 좀 도와달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더라

 

나 상병달고 한참 예민할때여서 거의 아싸처럼 지냈었거든 후임들 인사해도 거의다 씹고 지나가고 존나 싸가지 없는 이미지였음

 

근데 얼마나 무서웠으면 나한테 부탁을 할까 이런 생각도 들면서 좀 귀엽다고 해야됐나? 암튼 근무자 깨워주고 그날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많이 친해졌었음

 

그러면서 밥도 같이 먹으러 다니고 피엑스도 항상 같이다니고 이때까지는 그냥 친한 후임? 정도였음 

 

근데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일이 있는데 내가 특수 보직이었어서 파견나갈일이 많았단 말이야

 

얘도 일병달고 이제 파견좀 다니면서 버스타고 이동할때면 항상 옆자리에 앉아서 같이 탔었는데 부대 복귀하는길에 진짜 가슴에 손을 얹고 끼부릴 생각 1도없었는데 졸다가 얘쪽으로 몸을 좀 기댄 상태였음

 

부대 도착해서 선탑한애가 도착했다고 해서 일어났는데 몸이 기대어져있으니까 살짝 민망해가지고 고개만 들어서 얘를 봤는데 얘가 나를 빤히 보면서 웃고있는거야

 

오후였는데 창문에서 햇빛이 비치면서 얘랑 눈이 마주치는데 진심 그때 심장 터지는줄알았음

 

그때 뭔가 느꼈던게 아 내가 일반이어서 밖에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하게 된다면 이런느낌일까? 싶어서 조금 슬프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복잡했었음

 

그리고 그날부터 뭔가(물론 나만 그렇게 느꼈겠지만) 기류가 좀 달라졌던거 같음

 

파견가는 버스에서 엠피쓰리로 이어폰 한쪽씩 끼고 음악들으면서 맨뒷자리에서 내가 얘 어깨에 머리 기대고 얘는 내 머리위에 얼굴 대고있고 손도 잡고

 

둘이있을때 그냥 아무말없이 서로 눈만 마주치고있다가 포옹하고 머리 쓰다듬고 이런식으로 나한테 스킨쉽을 하더라고?

 

대놓고 키스를 하거나 섹슈얼하다 싶은건 없었음 근데 아직도 나는 이때 얘랑 했던(물론 나혼자 스킨쉽이라고 느끼는거겠지만)게 여태까지 했던 어떤 스킨쉽보다 훨씬 더 강렬했던거 같음

 

서로 휴가 나가기 전에 자기없어도 심심해하지말라고 편지 써놓고 나갔다 들어오면 선물 챙겨서 몰래 관물대에 숨겨놓고 휴가 나가서도 페북으로 계속 연락하고 

 

이러면서 내가 마음이 커지다 보니까 여자친구가 있는 얘가 그냥 어느날 갑자기 밉고 어차피 나만 일방적인건데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일부러 밀어내보려고도 했는데

 

그럴때마다 찾아와서 형 요새 나한테 왜그러냐고 내가 뭐 잘못했냐 그러는데 거기서 내가 무슨 말을해 하고싶은말 꾹 삼키고 그냥 아무렇지 않은척 그렇게 계속 지내게 됐지

 

그렇게 한 삼개월? 사개월? 정확한기간은 기억안나는데 어쨌든 얘 일병때였으니까 그렇게 길지도 않았을거야

 

얘랑 나랑 하도 붙어있다보니까 부대에서 소문이 퍼지게됨 나는 짬이 좀있었으니까 동기들 빼고는 나한테 대놓고 못물어보는데

 

얘한테 이제 너 그 oo상병님이랑 뭐냐 너 게이냐 둘이 사귀냐 이런식으로 물어본다던가 생활관 들어갔는데 쟤네둘 사귀는거 갔다 게이인가보다 쑥덕거리는일이 많아짐

 

그때 타부대지만 같은 건물 쓰는 아저씨중에 대놓고 커밍아웃한 아저씨가 있었는데 부대에서 그 사람만 지나가면 다들 욕했었거든 물론 나도 겉으로는 일반인척 했기때문에 동조했던적도 있었고

 

나야 짬도 있고 하니까 솔직히 얘랑 나랑 뭘 하기라도했나 그냥 장난으로 웃어 넘길수 있었는데 얘는 아니었나봄

 

그때부터 뭔가 의도적으로 날 피하는게 보이더라구 항상 같이 밥먹으러가고 파견나갈때도 버스 같이앉고 심지어 지는 담배 피지도 않는데 나때문에 흡연장까지 따라오던애가

 

피엑스도 이제 따로 다니고 그냥 둘이 있게 되는 상황자체를 어떻게든 피해나가는거 같이 보였음

 

심지어 그렇게 자주 같이 걸리던 불침번 마저 계속 엇갈려서 서로 서서히 멀어지게 되더라고

 

솔직히 존나 힘들었음 나만 혼자 상상연애 한거라 얘는 그냥 다른애들이랑도 잘지내는거 같은데 

 

그당시에 게이 소문때문은 아니고 다른사건이 있어서 내가 욕을 오지게 처먹고 있을때라 고딩때 일반 좋아했을때 이후로 오랜만에 시발 게이라서 존나 슬프다 이런 생각도 하고

 

새벽에 불침번서는애들 짬으로 눌러서 걍 옥상가서 줄담배 존나 피고 이러다가 시간 지나서 겨우 멘탈 차렸지

 

중간에 얘 여자친구랑 헤어졌다는 소리듣고 조금 흠들리긴했는데 그래도 그냥 참았음 어차피 안될거였으니까

 

그렇게 전역할때 전역식에서 서로 웃으면서 한번 안아주고 그게 끝임

 

전역하고 내 생일에 한번 연락왔었는데 뭐 별다른말은 안하더라고 밖에서 잘 지내겠지 뭐

 

하트스토퍼 보다가 닉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써봤는데 글이 존나 길어졌네 여기까지 읽은사람 없겠지

 

뭐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참 별거없네 걍 군대에서 남자못만나서 잠시 미쳤던걸로

댓글
7
  • 2022.07.05
    그냥 갇혀있고 답답한데 거기서 누구든 좋아하게 되고 마음에 들어오게 되면 계속 보이고 24시간 같이 한공간에 있으니까 단념은 단념대로 안되고 두근거리고 어캐 보면 누굴 좋아하게 되면 제일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을때가 군대있을때인거같음 너도 많이 힘들었겠다 참
  • 2022.07.05

    다음주에 입대하는데 이거 보니까 너무 슬퍼 ㅠ

    짬 때리는 선임 안 만나길 기도해야겠다

  • 2022.07.05

    비슷한 기억 떠올라서 갑자기 슬프네

  • 2022.07.05
    나랑 비슷하네 홧팅
  • 2022.07.08

    아련하다

  • 2022.07.10

    이런 경험 있으면 좋겠다

  • 2022.07.13

    쓰니 왤케 일틱해 ㅠ 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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