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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등학교 시절의 너에게

특출나게 뭐하나 잘하는 거 없는 내가

그저 요리하는게 좋아서 특성화고로 진학했다.

 

지방에 있는 작은 고등학교라 통학이 어려워 나는 기숙사 생활을 해야했다.

6인실, 4인실, 2인실로 이루어진 기숙사로 나는 타지에서 올라오는 학생이라

학교 측에서 2인실로 배정해주었다.

 

"104호.. 김우신.. 이정민"

 

나의 룸메는 키가 훤칠했고 말수가 적었다.

나 역시도 성격이 조용하고 튀는건 질색이라 룸메가 마음에 들었다.

 

이런저런 얘기를하다. 

기숙사 사감선생님께서 모이라고 얘기하셨다.

나와 같은 학년인 동급생들이 모두 자습실에 모여서 올망똘망하게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간단한 선생님의 소개가 이어졌고, 우리는 한 명씩 일어나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사는 곳, 좋아하는 것, 취미 등 간단하게 한 줄로 본인을 소개했다.

 

여러차례가 돌고 내 순서가 왔다.

나는 항상 누군가에게 내 소개를 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했다.

 

나를 바라보는 눈빛들은 마치 내가 잘하고있는지 못하는지

꼭 지켜보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긴장이되고 겁이 났다.

 

"안녕.. 나는 김우신이고... 사진찍는걸 좋아해"

"여자친구 있어?", "좋아하는 게임 있어?"

"아니.. 없어"

 

뜨뜻미지근한 반응에 모두들 흥미가 없다듯이 쳐다보고는 '노잼'이라며 자기들끼리 얘기했다.

나는 그저 자리에 앉아 얼굴이 빨개진채로 고개를 푹 숙였다.

 

부끄러웠다.

항상 익숙하지 않다. 나를 남에게 소개하는 것은 말이다.

 

소개시간이 끝나고 2학년, 3학년 선배들도 모두 자습실에 모였다.

자습실이 미어터질 듯이 꽉 찼다. 

내 옆에 앉은 양아치처럼 생긴 선배가 나를 빤히 쳐다봤다.

 

"야 너 진짜 하얗다"

 

갑작스럽게 묻는 질문에 조금 당황했지만 나는 어떤 대답을 할지 망설여졌다.

우리 집안의 가족들은 모두 피부가 하얗고 좋은 편이다.

엄마, 아빠, 누나, 남동생 모두 피부가 좋다.

집안 내력 중에 하나라며 엄마가 자신있게 강조했었다.

 

"아.. 감사합니다"

"볼 한 번만 만져봐도 되냐?"

"....네"

 

이내 양아치같은 선배의 손이 내 얼굴에 가까워졌고 내 양볼을 쓰다듬으며 부드럽다고 얘기했다.

 

"야!! 이 새끼 볼 존나 부드러워"

 

갑자기 양아치같은 선배의 말 한마디에 모두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우르르 몰려서는 내 볼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만져졌다.

 

기분이 묘했다. 남자들에게 둘러쌓여 관심받는건 처음이다.

 

"조용히하고 자리 앉아라"

 

사감 선생님 옆에 서있던 선배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선배는 학생회장이자 기숙사장이였다.

 

키가 크고 잘생겼었다. 피부가 또래에 비해 까무잡잡했고

나시 티를 입고있어서 팔 근육이 보였다. 

 

학생회장의 말 한마디에 자습실은 조용해졌고 이내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새로 입학하게된 1학년들 반가워, 나는 학생회장이자 기숙사장을 맡은 이도빈이라고 한다"

"앞으로 너희가 학교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줄테니 궁금하거나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도 돼"

"기숙사 생활 교칙에 대해서 설명해줄게"

"1.  ······"

 

길었던 설명이 끝나고 모두 기숙사로 돌아가라는 말을 듣자

기다렸다듯이 모두 자습실에서 나갈려고 했다. 

 

나는 그 비좁은 사이를 도저히 빠져나오지 못할거 같아서 모두 나갈때까지 기다렸다.

나갈때 즈음 학생회장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 얘들이 너한테 한거는 내가 대신 사과할게"

" ···? "

"기분 나빴다면 기분 풀어라"

"아.. 네 감사합니다"

 

내 머리를 손바닥으로 가볍게 툭 올리며 학생회장은 자리를 떠났다.

여운이 남는다는 말이 이때 이해가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러더니 정민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나도 볼 만져봐도 돼..?"

 

댓글
1
  • 2023.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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